온더길

솔아 솔아 푸르른 솔아

원조시지프스 2013. 7. 9. 07:03

 

흥국생명 3079일, 코오롱 3059일, 영남대의료원 2368일, 콜트콜텍 2350일, 재능교육 2027일 (종탑 153일)

 

 

쌍차 1510일, 3M 1505일, 대우자동차판매 897일, 골든브릿지 442일, 현대차 철탑농성 265일,

 

 

강정 7년, 밀양 송전탑 8년, 용산참사 발생 1631일째, 대학강사교원지위회복투쟁 2132일

 

 

"사람아, 희망이 되어라"

 

 


 

 

 

 

 

 

 

대한문 매일 미사 집전순서

 

9(화)  프란치스칸 정평창보     

10(수)   수원교구     11(목)  인천교구     

12(금)   예수회     13(토)   의정부교구 등  

 

  2013_07_08_월

 

  +++ 함께 해 주신 사제

   

  주례 : 하춘수 신부(마산교구 용원성당)

  강론 : 황병석 신부(마산교구 거제성당)

 

  마산교구 : 황병석, 박철현, 하춘수, 김종원,

                      김정우, 신명균, 정윤호, 한주인 신부

  서울교구 : 함세웅, 박동호, 조해붕, 이강서,

                     나승구, 이영우, 정수용, 김도훈 신부

  의정부교구 : 맹제영, 김영철, 상지종, 현우석 신부

  안동교구 : 김영식, 손성문 신부

  작은형제회 : 유이규 신부

  예수회 : 박종인 신부

 

  +++ 함께 해 주신 수도회 

 

  성가소비녀회                           마리아의 전교자 프란치스코회

  예수수도회                              예수의 까리따스 수녀회

  선한 목자 수녀회                      서울 베네딕도 수녀회

  성 바오로 딸 수녀회                  전교 가르멜 수녀회

  천주섭리 수녀회                       올리베따노 성 베네딕도 수녀회

 

 

 

 

 

오늘은 빗속 내일은 땡볕에서 살아가야 하는

그들에게 우리는 손을 내밀어 주어야 합니다

 

                                                강론

황병석 신부(마산교구 거제성당)

 

 

저는 거제도에 있는 거제면의 거제본당에서 왔습니다. 거제본당이라고 하면 거제도에 성당이 한 개 밖에 없는 줄 아시는데 거제도에 성당이 6개 있어요. 그 중 거제도 섬 전체의 3분의 2를 제가 관할하고 있습니다. 쉽게 이야기 하면 촌동네라는 것이죠. 도시에 5개 본당이 몰려 있고, 달리 말하면 대우조선소, 삼성조선소를 중심으로 하는 도시에 성당이 5개 있고 그 나머지 전체를 제가 관할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의 관할 구역을 밟지 않고서는 거제도에 들어 올 수가 없습니다. 조그마한 거제성당에는 공소가 6개 있어요. 거제도가 섬인데 그 가운데 공소 한 곳은 다른 섬입니다. 그 공소에는 들어 갈 때는 배를 타야 하는 곳에서 서울까지 왔어요. 어떻게 보면 서울바닥에서 보면 제일 먼 지역입니다. 오늘 아침 10시 반에 출발해서 도착했는데요.

 

제가 가지고 있는 서울의 기억은 상당히 안 좋습니다. 서울을 굉장히 싫어합니다. 제가 서울 올 때는 이런 일밖에는 없습니다. 좋은 일로, 관광을 하기 위해서나 멋진 사람을 만나기 위해서 올라 온 적은 한 번도 없습니다. 오로지 용산에 무슨 일이 생겼다든지, 미문화원에 무슨 일이 생겼다든지 이런 일로 왔어요. 그 전에는 서울에 온 기억이 없습니다. 오늘도 대한문 앞에 와서 별로 좋지 않은 기억 또 한 가지 가지고 갑니다.

 

비가 오는데 여러분들이 저희와 함께 미사를 할 수 있어서 대단히 고맙고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늘 우리가 이런 미사를 봉헌하면서 안타깝게 생각하는 것은, 이것은 사람과 사람의 문제잖아요. 조금씩 한 발만 뒤로 물러서면 문제가 해결될 수 있는 것인데 서로가 자기의 자존심만을 내세우고 밀어붙이기 때문에 언제나 힘없는 약자가 희생되는 것입니다.

 

우리는 그래도 원해서 왔습니다. 누가 오라고 한 것도 아니고 각자 원해서 이 자리에 와서 비가 오는 가운데도 미사를 합니다. 하지만 옆에 서있는 경찰들을 보면 참 불쌍합니다. 원해서 왔나요? 아니에요. 위에서 시키니깐 온 것뿐입니다.

 

 

그래서 저는 이렇게 이야기 합니다. 누가 시켰든지 이 자리에 왔으면 자기가 한 행동에 대해서 죽는 그날까지 목에 칼이 들어와도 옳은 행동이었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시간이 흘러 약자의 시대가 도래 한 훗날, 그 시대 강자였던 너희들은 그날 그때 왜 그러한 행동을 하게 되었냐고 물을 때 그때는 우리도 목구멍이 포도청이라 그럴 수밖에 없었다고 변명하게 된다면 오늘 이 자리에 서 있는 것이 참으로 부끄럽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때는 위에서 누군가가 시켰기 때문에 명령을 목숨처럼 살아가야 하는 사람이기 때문이라고 말한다는 것은, 강자의 시대가 끝이 나고 약자의 시대가 올 때마다 역사의 현장이 바뀔 때마가 그 역사를 바꾼 주체들은 도적들입니까? 그들은 민족 앞에 지은 죄를 참회해야 하는 사람들입니까? 달리 말하면 그 시대에 그럴 수밖에 없는 시대에도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저항하는 사람으로 살다 죽어갔는지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만약에 독립투사들이 그 시대에 저항을 했는데 저항이 잘못된 것이라면 어째서 우리는 그들을 존경하고 민족의 영웅으로 섬기고 살아야 합니까? 그들 또한 죄인 아니겠습니까?

 

신앙인에게 있어서 국법으로 하지 말라는 천주학을 믿어온 선조 순교 신앙인들은 폐악무도한 죄인으로 낙인 찍혀야 함에도 불구하고 우리에게는 더 없이 소중한 사람으로 남아 있는 것은 시대를 저항해 왔기 때문입니다. 죽음을 불사한 것이었지요. 그래서 그들은 민족 앞에 떳떳하게 살아남을 수 있는 사람으로 오늘 우리 곁에 남아 있습니다. 승자의 편에 서서 약자를 몰아치는 것으로 자기의 역할을 한 사람들은 시대가 바뀌면 또 한 번 변명을 하지 않는, 변명이 아니라 죽는 그날까지 나는 그때 행동이 옳았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 되어 주기를 저들에게 부탁하는 것이지요.

 

그런 것이 아니라면 시대가 바뀐다면 죽는 그날까지 참회하는 마음으로 살아야 합니다. 그런데 이 정권은 언제나 그들의 시대가 가고 그들이 약자 편에 서게 되었을 때는, 그때는 그럴 수밖에 없었노라고 말합니다. 자기들이 한 행동을 합리화 하는 것을 바라볼 때 그들이 얼마나 비열한 사람들인가를 느끼고 알 수 있는 것이죠.

 

 

 

오늘은 비가 오지만 내일은 땡볕 때문에 힘들어 할지 모릅니다. 오늘 복음에서 혈루증을 앓는 사람을 생각해보십시오. 열두 해 동안이나 자기 몸에서 피가 빠져 나가는 것을 바라 볼 때 그 사람은 얼마나 절망스러웠겠습니까. 매일 아침 눈을 뜰 때 마다 자기 몸에서 생명이 빠져 나가는 것을 바라보는 그들에게 희망이라는 것이 있겠습니까?

 

오늘은 비를 맞고 있고 내일은 땡볕에서 온 몸으로 살아가야 하는 그들도 하루하루 혈루증을 앓는 사람들과 별반 다름없이 하루하루를 살아갑니다. 그렇지만 그들에게 용기와 희망이 있어야죠. 주님 옷자락에 손만 대면 생명을 건질 수 있다는 용기 말입니다. 그들에게 우리는 손을 내밀어 줘야 합니다. 그들에게 우리는 힘이 되어주어야 하지요. 그들에게 우리는 옷자락 한 자락을 내어 줄 수 있는 신앙인들이 되어야 합니다. 희망하는 곳에 손을 내밀어서 생명을 가져다 줄 수 있는 사람, 죽은 소녀의 손을 잡아 일으킴으로써 죽음이 생명으로 바뀌어 가는 예수 그리스도의 삶을 살아가고자 하는 이 시대의 모든 신앙인들은 고통 받는 사람들에게 희망이 되어 줄 수 있을 때 예수 그리스도의 삶을 살아가고 있다라고 말할 수 있겠지요.

 

분위기 조금 바꿉시다. 누가 성숙한 사람입니까? 학벌이 좋은 사람입니까? 권력이 있는 사람입니까? 명예 뛰어난 사람을 우리는 철이 들었다, 성숙했다고 말합니까? 나이를 많이 먹으면 성숙했다고 말합니까? 그 사람을 철이 들었다고 말합니까? 그렇지 않습니다. 철이 들었다는 것은 자기가 자기 자신을 생각하는 것과 남이 나를 바라보는 그 차이가 적을수록 철이 든 사람이지요. 미친 사람보고 너 미쳤구나라고 말할 때 그래, 나 미쳤어요라고 말하는 사람이 미친 사람입니까? 그는 미치지 않았습니다. 남이 바라볼 때 그는 미쳤는데, 자기는 미치지 않았다고 하니 그것은 미친놈이 아닙니까? 누가 그를 보고 성숙한 사람이라고 말할 수 있겠습니까?

 

그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를 누구 앞에서라도 떳떳하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그는 행동하는 사람이며 철이든 사람이라고 말할 수 있겠지요. 이 자리에 고통 받고 있는 이 시대의 모든 이들이 교회로 인해서 희망을 가질 수 있는 비오는 저녁이 되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