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더길

까라마조프 씨네 형제들 중

원조시지프스 2013. 10. 30. 22:42

 

 

'나는 인류를 사랑한다. 하지만 나 자신에 대해 놀라게 된다. 왜냐하면 내가 인류를 사랑하면 할수록 개별적 인간, 다시 말해서 한 사람 한 사람에 대한 사랑은 줄어들기 때문이다.

 

 

'공상을 할 때는 흔히 인류에 대한 지극한 봉사정신에 빠져 들기도 하고, 만일 갑자기 그럴 필요가 생긴다면 사람들을 위해 실제로 십자가를 걸머지겠다고 생각하지만, 나는 단 이틀도 같은 방에서 어떤 사람하고든 함께 지낼 수 없으며, 이것은 내가 경험을 통해 알고 있는 바이다.

 

 

'어떤 사람이 나와 가까이 있게 되면, 그의 개성은 바로 나의 자존심을 짓누르고 나의 자유를 구속한다. 아무리 훌륭한 사람일지라도 하루만 지나면 나는 그를 증오하게 된다.

 

 

 

'어떤 사람은 식사 시간에 너무 오래 먹는다는 이유 때문에, 또 다른 사람은 감기에 걸려 계속 코를 풀어 댄다는 이유 때문이다.

 

 

'일단 나를 아주 조금이라도 건드리게 되면 나는 사람들의 적이 되고 만다. 그래서 개별적 인간을 증오하면 할수록 인류에 대한 나의 보편적 사랑은 한층 타오르게 된다는'

 

도스또예프스키가 이 화자에게 정해 준 직업은 의사였다. 그는 노 장로가 되어 이 문제에 대해 대답한다. '그 문제로 상심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합니다. 당신이 할 수 있는 일을 하십시오. 그러면 할 일을 다 하신 것입니다. 당신 자신을 그토록 깊이 그리고 진지하게 알 수 있었다니 이미 많은 일을 해내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