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석/염수정 두 꼴통 추기경께 꽂는 성염의 돌직구
개인적 신념의 포로가 된 자는 듣지를 못 하고 심지어 읽지도 못 한다. 남의 말은 그저 잡소리요
글자는 그냥 난수표기호에 불과하다. 언젠가 누가 누구를 위해 조용필의 돌아와요 부산항 가사를 올리니
거기에 왜 그 가사를 올리냐고 떼를 쓰는 자도 있더라. 그
럼, 누구 걸 올릴까요? 물어보니 아예 올리질 말라시더라는.
은퇴한 정진석 추기경과 새 추기경에 추대된 염수정 신부에 대해 전 주교황청 대사 성염이 제대로
돌직구를 꽂아넣었다. 성염은 이들의 정체성을 까발린 글의 도입부에서 안중근 의사의 사형 전
고해성사를 거부한 서울대교구의 일화를 소개하였다.
염수정은 작년 서울교구장 시절에 “사제들의 정치참여는 잘못된 일이고 정치구조나 사회생활조직에
개입함은 사제가 할 일이 아니다”라고 단언하였다. 똑같은 날에 프란치스코 교황은 “성직자들은 사회질서와
공동선의 성취에 필요하다면 인간 생활의 모든 면에서 의견을 개진할 권리가 있다”고 공표하였다.
교황님의 뒤통수를 친 격이 된 염수정의 발언이 대한민국 주류 꼴통에게 복음이 되었음은 불문가지.
추기경과 교황의 발언 시각(時刻)에 얼마나 차이가 있는지는 모르겠다. 그러나 교황의 종교인들에 대한
부탁의 말씀은 내용과 목적이 분명히 드러났으며 교황 자신의 언행이 그 말씀의 표본이 되었다.
그럼에도 나중에 정진석은 조중동의 중과의 인터뷰에서 정의구현사제단의 박근혜 하야촉구 미사 등을 두고
“일부 사제들 욕심에 엉뚱한 일" … "거짓 예언자다” 등으로 폄훼하였다.
거짓 예언자라. 정진석에게 묻고 싶은 게, 그럼 이 땅의 참 예언자는 누구인가?
주일 미사 끝내고 뒤풀이로 포도주를 홀짝 거리며 여신도들에 둘러쌓여 환한 미소를 보내는 그대?
아니면 늘 변두리 성당으로만 발령받아 '변방사제'로 불리우고
용산참사 희생자와 쌍용자동차 해고 노동자들을 위해 길거리에서 미사를 개최하셨던 그 신부님들?
두 분의 화려한 비단옷 가슴팍에서 달랑거리는 추기경 황금 십자가와
변방 신부님들이 지고 가는 피 묻은 십자가 중
어느 것이 더 예수가 진 십자가와 닮았는가?
아니, 굳이 십자가까지 따지지는 말자.
세계에서 자살율 1위인 대한민국에 십자가는 차고도 넘치지 않나.
이건 양심과 상식의 문제다.
같은 사제라는 동료, 후배도 보듬지 못하는 그대들이 남의 영생을 어떻게 하겠다고? 해주겠다고!
아서라. 그대들도 가만히 있는 게 도와주는 사람. 건강하시라 ~
많은 부분을 인용한 필자 성염은 서강대 철학과 교수로 재직했으며 주 교황청 한국대사를 지냈다.
[2014.05.21 19:05]
정의구현사제단 김인국 신부
현직 신부가 천주교 서울대교구장인 염수정 추기경을 정면으로 비판하는 책이 나왔다.
천주교 정의구현전국사제단(사제단) 총무를 지내고 옥천성당 주임신부를 맡고 있는 김인국 신부는 언론인
손석춘씨와의 대담을 기록한 새 책 <새로운 독재와 싸울 때다>(철수와영희 펴냄·사진)에서 사제단의 박근혜
대통령 퇴진운동을 비판한 염수정 추기경의 발언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사제단은 지난해 12월부터 18대
대통령 선거 무효를 선언하고, 국가정보원 대선개입 사건의 실체를 인정하지 않고 문제해결을 도외시하는
박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해 왔다.
김 신부는 책에서 “(염 추기경은) 번번이 교회 문헌을 인용합니다만 견강부회하시는 경우가 많다”며 “
염 추기경의 주장대로라면 과거 김수환 추기경이 남긴 정치적인 발언들은 물론이고 매일같이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하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메시지들도 하나같이 비난받아야 한다”고 일갈했다. 염 추기경은
이탈리아어로 발행되는 바티칸 공식 일간지 <로세르바토레 로마노> 2월20일치에 실린 인터뷰에서
“(대통령 퇴진을 주장하는) 사제단 신부들의 생각은 완전히 비이성적”이라고 말한 것으로 보도됐다.
기사가 파장을 일으키자 서울대교구청은 영어로 한 인터뷰를 이탈리아어로 번역하는 과정에서 오류가 발생
했다며 “인터뷰 녹취록을 확인한 결과, ‘대통령의 퇴진을 주장하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다’고 말한 것으로,
보도와는 거리가 있다”고 해명한 바 있다.
이에 대해 김 신부는 “완전히 비이성적이다와 합리적이지 않다가 얼마나 다른지 모르겠다”며
“송구스럽지만 추기경은 현실을 제대로 보시지 못하는 것 같다. 외형상으로 보면 1960년 3·15 부정선거도
절차상 하자가 없는 선거였다는 말씀만 드린다”고 말했다. 김 신부는 염 추기경이 교회법(가톨릭교회
교리서)을 인용해 사제의 정치개입이 금지돼 있다고 주장한 데 대해서도 “오묘한 왜곡”이라고 반박했다.
김 신부는 천주교의 대통령 퇴진운동에 대해 “불의가 권좌에 앉았다고 진리가 떠는 것은 아니다.
진리는 떠는 대신 불의를 심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재성 기자 sa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