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더길

어쩔 수 없는 수컷군바리문화

원조시지프스 2014. 2. 21. 07:07

 

 

 

육군은 20 "지난해 ROTC 하계 군사훈련부터 후보생 위화감 조성을 막기 위해 학교별 순위를 매기지 않고 등급제로 평가방식을 변경했다" 밝혔다. 여대 ROTC들이 잇따라 종합성적 1위를 차지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육군은 굳이 위화감 조성 이유로 들었다. 보이는 대한민국 육군의 이유를 보편화시킨다면 우리나라 군대는 문을 닫아야 정상이리. 상식 있는 일반인들은 그걸 위화감이라 부르지 않고 선의의 경쟁이라 부른다. 善意 경쟁세계에 갑자기 아낙네들이 출현하여 계속 남정네 군바리들을 압도하니 비위가 크게 상한 거다.

 

내용을 들여다보면 비위가 상할 만도 하다. 2012 하계훈련에서는 숙명여대 ROTC 109 학군단 종합성적 1위를 차지했고, 2012~2013 동계훈련에서는 성신여대 ROTC 110 학군단 1위에 올랐다. 숙명여대는 2010 12, 성신여대는 2011 12 ROTC 창설했으며 여대 중에서는 학교만이 ROTC 운영하고 있다. 여자 대학교 생도들이 육체와 머리 훈련의 종합점수에서 하계, 동계 연달아 기존의 남자대학 생도들을 압도했으니 수컷 훈련단장이나 육군 참모총장이 얼마나 거시기 했을까.

 

대명천지에 드러난 이것들의 한심한 작태는 공군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19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밝혀진 바에 따르면 공사에서 4년간 수석을 차지한 여생도 정아무개씨에게 대통령상 대신 단계 아래인 국무총리상을 수여하기로 했다고 한다. 수컷 공사교장에게 이유가 뭐냐 물으니, “책임감과 성실성, 리더십, 조직 융화 등에 문제가 있었다. 결과보다는 과정을 중시한 분석으로 운영위원회에서 결정했다”고 뚫어진 입으로 대답했다고. 언어의 유희가 가히 쥐새끼 명바기급이다. 칠푼이가 아니고서야 과연 정아무개씨의 성이 남성이었더라도 그런 공공연한 좌석에서 인간의 인격과 명예를 그렇게 아무렇지 않게 말살할 있을까?

 

군통수권자의 책임이다. 자신은 대통령직을 사기로 따먹었으면서 밑에 아이들에게 해라, 해라하면 어떻게 이해할까. 창조적으로.

 

 

 

윗 글을 게시한 다음날 국방부의 발표가 나왔다. 올해부터 군종(종교) 병과와 육군의 포병, 기갑(탱크·장갑차), 방공 병과를 여군에 개방하고 육군 3사관학교에서 처음으로 여자 생도를 선발하기로 했다고. 또 공군에서는 밤새 문제의 위원회를 재가동해서 여생도에게 대통령상을 수상하기로 재결정했단다.

 

국회에서 공개적으로 면박을 받자 하루만에 신속하게 대안이 발표되니 어리벙벙하다. 초딩 때 엄마에게 반성문 쓰던 프로세스를 상기시킨다. 대한민국 여군은 한국전쟁 때 창설되었다. 개인적으로 여군의 기원은 임진왜란 때 행주산성의 아줌마부대가 아닌가 하지만. 지금까지 여군은 기갑, 포병, 잠수함 병과에 근무할 수 없었다. 60여년 동안 안 되던 일이 어트케 하루만에 가능해질까? 녀자들만 신체적 진화가 이루어진 걸 문득 깨달은 걸까? 공군사관학교 교장이란 자도 그렇지. 여자 생도의 민원에도 소신을 굽히지 않다가 어트케 그리 갑자기 성평등권자로 개과천선할 수 있을까?

 

어물전 망신은 꼴뚜기 담당, 수컷인간 망신은 똥별 담당.

(꼴뚜기야, 미안혀 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