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더길

책임이 뉘 집 똥개 이름인가

원조시지프스 2014. 7. 7. 20:44

 

 

언제부터 책임이란 말이 이렇게 책임감 없이 사용되기 시작했을까.

책임은 어떤 임무나 의무의 의도하지 않았던 결론에 대한 나무람을 받는 것.

책임은 누군가는 지거나 누구에게 묻거나 누구에게 전가하고 싶은 똥 같은 것. 그래서

집안에서 책임이란 말이 나오면 분위기는 무거워지고 진지해질 수밖에.

 

세상을 손아귀에 넣고 놓지 않으려는 그것들은,

그 책임이라는 걸 뉘 집 똥개 이름으로 만들어 마빡에 척 붙이곤 그냥 좋은 게 좋은 거.

나 따라 하면 다 그게 너 좋고 너희 집 좋은 일이라며

책임이를 물 속에 넣었다 뺐다 담궜다 뺐다 헹궜다 뺐다 타기 타기 물타기한다.

 

우리가 남이가 정신 앞에서 책임이는 사과나 겸손이가 되고

우리가 지금 힘들어도 쫌 참고 넘어가자는 극복의 공동체 정신으로 승화된다.

 

가진 거 쥐뿔도 없는 우리네는, 언젠가 우리도 돈+권력의 걔들처럼 될 줄 알고,

될 수 있지도 않을까 하는 희망에, 우리라고 못 할 게 없겠냐는 객기와 오기에

책임이 대가리를 양 팔 이두박근 사이에 꽉 끼워 기브업을 요구한다.

 

해, 말 해! 이 똥개 같은 책임 놈아. 기브업, 해 안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