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더길

2014년 국제아트페어

원조시지프스 2014. 12. 25. 23:58

9월 29일 전후로 KIAF가 열렸다. 1만원의 관람료로 20여개 국에서 출품한 3,500여 점의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는 기회가 많기나 할까. 한국에서 개최된 전시회로는 다양성과 볼거리 면에서 아마 최고일 듯. 전체적인 전시 총괄을 어느 분이 주도하셨는지 관람자의 입장에서 오감을 자극한 아트 플래시의 미디어아트부터 외국 전시관을 통해 끝나는 동선은, 중간에 어떻게 뒤죽박죽이 되었든 효율적이었다는 칭찬을 드리고 싶다.

 

 

 

 그동안 조금씩 눈으로 익혀온 작품들을 한 자리에서 만나니 이름표에 딸린 가격표가 조금 부담스럽긴 해도, 마치 동창회를 여는 듯 반가웠다. 좁은 화랑을 벗어나 코엑스 전시장에 널린 작품들도 관객들의 주목을 경쟁하듯 번쩍번쩍 빛을 내며 자태를 뽑낸다.

 

매년 선정하는 전시회 주빈국이 이번에는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캄보디아, 필리핀 등 동남아시아라는데 러시아와 독일 화랑도 매우 즐거운 작품으로 가게를 열고 있었다.

 

협소한 공간 탓에 늘 그렇듯 백화점식 진열이었지만 그래도 다른 나라 작가의 미술을 감상한다는 기회는 매우 흥분되는 경험. 전시장을 지키고 있던 중년 도우미들의 진지한 해설과 소개도 고마웠다. 이분들과 대화를 하다 보니 유난히 “You know ...?”라는 말을 많이 하는 것을 알게 되었다. 특히 매우 독특한 전통적인 방식의 놀랄만한 구성의 인도네시아 발리의 설화를 그린 그림을 감상할 때. “No, I don't” 했다가 어찌나 열심히 가르치시는지 메일 주소를 알려드렸다. 집에 와보니 벌써 피디에프 파일이 도착해 있었다 ... 열공.

 

인상 깊었던 박승모 작가의 작품들. 철망을 겹으로 이어 연필 소묘와 같은 효과를 만들어 냈다.

이런 작업을 2010년부터 시작했다고 하는데 ... 처음 보았다. 온 세상의 생산물이 미술작가들의

작품 소재이자 재료, 대상 그 자체로 활용되고 있음을 다시 한 번 실감한다. 부산 동아대 출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