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더길
유유상종
원조시지프스
2015. 2. 26. 08:02
하용주, <소통의 바다>. 200x300cm, 2008.
가스마스크를 쓴 사람들이 오염된 바다에서 다양한 영법을 구사하고 있다. 각자도생의 길을 찾아 각자의 직감에 따라 가는 듯 하니 방향은 중구난방이다. 한 명은 능력이 부쳤는지 눈을 가리지 못했다. 오염된 공기에 노출되어서 그런지, 자신의 신세를 한탄해서 그런지, 소통 할 입이나 다른 수단이 없어서 그런지 모르나 홀로 처연히 청승을 떨고 있다.
독립군 때려잡은 일본 장교 출신 박정희 씨와 손을 맞잡고 쿠데타로 대한민국을 집어먹은 후 만년 2인자의 정치인생을 살아온 김종필 씨가 부인 빈소를 찾은 정치인들에게 맞춤형 훈수를 선보였단다.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를 지낸 문희상에게 한 훈수가 압권이다. “여야라는 게 (안에서는) 싸우지만 밖에 나와서는 술 먹고, 경사가 있으면 같이 기쁘게 놀고 그렇게 가야 하는데 근래는 여야 간에 저녁 먹는 경우도 없는 거 같다"고.
걱정 붙들어 매시라. 인사청문회 때 개인적 친분을 접어두고 총리 인준에 반대 했던 우윤균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가 “정말 저도 마음이 아팠다. 도와드리지 못해서…”라며 말을 잇지 못하고 눈물을 글썽이자 이 총리가 함께 눈물을 보였단다. 가슴 뭉클한 한 장면 아니겠는가. 정말 "침착하게 남을 도와주는 마음으로 가면 언젠가는 그게 리턴이 돼요"라는 이완구 총리님의 밥상머리 철학이 그대로 재현되는 순간 아닌가. 이심전심의 두 분과 그 분들이 속한 두 정당 그리고 청와대가 소통의 바다에서 사시는 모습에 울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