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평해전의 인사이드 아웃
인사이드 아웃,
영화가 어찌나 재밌던지 관람중에 박수를 두 번이나 쳤다.
어떤 장면에서는 여기저기에서 폭소가 터져
내가 뭘 놓쳤지? 더욱 몰입해 들어갔다.
Pete Docter 감독이 11살짜리 딸의 갑작스러운 변화에 영감을 받아
5년 동안 심리학자와 뇌과학자 등 전문가들의 자문을 받아 시나리오를 완성했다.
영화는 소녀의 실제(?) 환경과
소녀 머리 속의 다섯 가지 감정 '기쁨', '슬픔', '버럭', '까칠', '소심'의 세계의 이야기를
전통적인 갈등-위기-화해의 서사로 교차편집하여 이야기를 풀어냈다.
영화 제작의 기발한 착상에 기립박수를 보낸다.
영화관람문화가 발전했는지 영화 자체가 좋아서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엔딩 크레딧이 거의 끝나갈 무렵까지 대다수의 관객이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김학순 감독의 <연평해전>도 10번째 천만 영화를 겨냥하여 순항하고 있단다.
짝퉁이 내시들 데리고 다녀갔다는 소식에 진작 관심을 끄고 있었지만
인사이드 아웃을 보던 그 비슷한 시간에
아들이 군에서 후임병을 성추행한 혐의로 구설수에 올랐던
남경필 경기지사가 연평해전을 관람했다고 ㅈㅅ일보가 '기사'로 올렸다.
김 감독의 취향 내지는 의도가 그렇다면 할 수 없는 거겠지만
한국 해군 병사들의 전우애가 왜 풍비박산이 났는지 힌트도 남기지 않았다는 데 실망한다.
만약 김 감독의 취향 내지는 의도를 그대로 차용하여 세월호 사태를 영화로 만든다면
그 사태의 와중에 드러난 의인들의 살신성인과 학생들의 우정만 돋보이겠네.
그 영화를 보았다는 짝퉁이나 지사는 차치하고 언론사라는 조중동도
왜 연평해전이 발생했는지? 그리고 어떻게 제 2의 연평해전을 막아야 하는지?에는 관심 자체가 없다.
왜냐하면 연평해전의 전말, 즉 책임자는 지금껏 밝혀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진실의 인사이드 아웃이 여태껏 이루어지지 않고 가만히 있기 때문.
Pete Docter 감독의 인사이드 아웃에서 아쉬웠던 점은
영화 속 실제 세계는 시청각적 수단에 의해서만 머리 속 감정들에게 인식된다는 점이다.
후각적 요소가 빠졌다는 이야기. 현재의 기술로는 책이 아직은 영화에 우위를 점하고 있다는 방증.
반대로 시나리오의 놀라운 충격은 전반부를 리드하던 '기쁨'이가
공감능력의 원천인 '슬픔'이에게 그 자리를 양보한다는 전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