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근태 4주기 추모전: 포스트 트라우마
서울시청 내 시민청 갤러리에서 김근태 선생의 4주기 추모전이 열리고 있다.
김월식의 작품 '나여도'는 옛 '남영동' 대공분실에서 받침만 따왔다.
김근태 선생이 당한 고문의 주인공이 '나여도' 괜찮다는 의미인가?
작가 김월식은 이 작품은 받침이 없는 섬, 원칙이 없는 섬을 의미한다고 했다.
고립된 섬 안에서 벌어졌던 민주주의에 대한 억압과 테러, 국가 권력의 폭력성을 시각언어로 번역한.
선생께서 찼던 그 수갑이 아직도 민주주의의 씨앗으로만 남아 있는 지금
노순택 사진가의 달력.
사진가는 김근태를 만나긴 많이 만났는데 그의 사진을 찾을 수가 없었다.
그러다 용산 남일당 빌딩 앞에서 비를 맞으며 앉아 있는 이 사진을 찾았다고.
다시 김월식의 작품 <민주주의의 불을 밝히는 성냥>.
선생께서 사용하셨던 나무의자를 재활용했다.
민주주의의 이름으로 다시 촛불을 들어야 할 때 사용할 계획으로 제작하였다고.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새벽빛 와 닿으면 스러지는
이슬 더불어 손에 손을 잡고,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노을빛 함께 단둘이서
기숡에서 놀다가 구름 손짓하며는,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
가서, 아름다웠더라고 말하리라.....
<천상병, 귀천>
김근태 3주기 추모전: 생각하는 손
'옥순이를 생각하며 ...'
단정한 글씨체와 올곧은 선비정신을 마주하니 옷깃을 여미지 않을 수가 없다.
왼쪽의 책은 서울문화재단의 2014년도 <서울메세나 지원사업>의 지원금으로 보리 출판사에서 제작한 <생각하는 손>. 전시회 출품 작가들과의 대담 및 그들의 다른 작품들에 대한 이야기와 사진이 담겨져 있다. 현장에서 구매도 가능하다. <김근태 당신이 옳았습니다> 연필 다섯 자루가 들어간 연필통이 보너스.
고인의 서재에서 추린 책. 당신의 '따뜻한 시장경제론'이 하늘에서 떨어진 게 아니라는.
철골설치물을 액자로 박아 놓으니 대원군의 난초가 무색하다.
서랍장이 생뚱맞다는 생각에 서랍들을 열어 본다.
전시장에는 여섯 편의 영상물이 돌아가고 있다.
고문시절을 다룬 다큐멘터리에 나온 선생의 모습이 너무 젊어 가슴이 다시 저린다.
이들이 빠지면 섭할 이 아이러니.
전시회의 취지를 가장 명징하게 나타낸 작품.
생전에 축구를 그렇게 좋아하셨단다. 의원시절 축구동아리에서 스트라이커를 맡을 정도로.
서울대 경제학과 후배의 증언에 따르면 농구까지 잘 하셨다고.
젊은 친구들의 발걸음이 끊기지가 않는다.
12월 21일까지,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갤러리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