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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경동: 오토인생

원조시지프스 2016. 3. 11.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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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길



덤벼.



아버지가 십 년 타고 물려준

800cc 오토바이 타고 구종점을 오른다


아버지는 이 오토바이로

오십 넘어 우유를 배달했고 백반을 배달했다

노년엔 아파트 경비일을 다녔고

한때 새벽 차 다니지 않는 공사현장까지

아들아, 노가다 해서 돈 많이 벌어오라고

날 실어다 준 것도 이것이다


왔다갔다 하는 전조등

덜덜거리는 계기판

깨진 바람막이, 빌어먹을

소리만 커진 마후라통

딱 하나 성성한 거라면

브레이크 하나뿐인데


곰곰

아버지

브레이크 한 번 밟아볼 새 없이 달려온 인생이

붙어버린 엔진처럼 나를 잡고 놓아주지 않는다.


- 송경동, 오토인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