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이 빈 시간에 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사월에서 오월로 건너오는 동안 내내 아팠다
자식 잃은 많은 이들이 바닷가로 몰려가 쓰러지고
그것을 지켜보던 등대도
그들을 부축하던 이들도 슬피 울었다
슬픔에서 벗어나라고 너무 쉽게 말하지 마라
…
이제 사월은 내게 옛날의 사월이 아니다
이제 바다는 내게 지난날의 바다가 아니다
- 도종환, <사월 바다> 중 화인(
2016년 노벨평화상 후보가 376명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한 가운데
늦더위가 아쉬운 건가
아이들의 맑은 웃음소리에 어둠이 얼굴 붉히며 광장에 머리 디밀 즈음
- 청문회에 필요한 기금이 없어 2차 청문회 경비 기천만원은 특조위위원장이 자비로 부담했고,
- 세월호 침몰과 관련된 의혹들은 전혀 해명되지 않고,
오히려 쌓여가는 이 시점에 설마 특조위가 중단되겠냐던 그 설마는 홀로 진실이었고,
- 중국 인양업체의 선정과 인양 후 정리업체의 선정에서 보여주는 정부의 의도적인 무능과 무작위,
- 판도라의 상자가 되어 갑자기 스텔스 모드로 사라지는 해경 주파수공용통신(TRS) ····· 등
세월호특조위 조사 1과, 2과, 3과의 담당자들이 담담하게 전하는 이야기들은
온갖 자동차의 소음과 매연에 갈라지고 휘날리다
저 앞 대한민국국제관악제의 뽐뿌질을 타고 광장 밖으로 힘겹게 밀려갔다.
2016년 에든버러 프린지 페스티벌에서 칠콧 보고서 릴레이 낭독이 완료되었다.
세계 최대의 공연예술축제에서
2003년 토니 블레어 정부의 이라크전 참전 사기극에 관한 6000쪽짜리 보고서를
자원봉사자 1444명이 참석해 284시간45분 동안 끝까지 낭독했다.
잊지말자, 세월호 참사.
보고서를 내라, 세월호 특조위.
끝까지 가자, 한국 세월호 특조위.
6월 30일로 종료된 세월호참사특별조사위원회
찌는 듯한 더위에 나오느니 한숨이다·····만
동조단식의 열기로 이열치열의 지혜가 샘솟는다.
서양철학의 아버지 탈레스부터 아리스토텔레스, 토마스 아퀴나스 등등
이들의 공통점은 지칠줄 모르는 체력이었다지.
권영빈 세월호특조위 상임위원과 더민주 국회의원
이 앞으로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흥사단 등
또 다시 광화문 광장이 북적거리기 시작하는 슬픈 자화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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