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더길

원조시지프스 2018. 1. 11. 21:43

4월의 기도


나의 두 손을 맞대는데

어떻게 네가 와서 우는가


- 이원, <사랑은 탄생하라> 2017에서 -


사월四月 사월斜月 사월


사랑은 덜컹이며 떠났다고 쓴다 빈자리가 나타났다

고 쓴다 납작하게 눌려 있던 것이 길이었다고 쓴다

보았다고 쓴다 거기에 대고 불었다고 쓴다 씨앗이

땅을 뚫고 올라올 때는 불어주는 숨이 있다고 쓴다

숨을 불어넣으려면 땅 안에 들어간 숨이어야 한다

고 쓴다 길이 떠오른다 관이 되었다 떠메고 갈 손들

이 필요하다 뒤따를 행렬이 필요하다




십일월

- 이시영, <조용한 푸른하늘> -

다리 저는 할머니 한 분이 애기를 업고 나와

행길 가에 서성이고 있습니다


곧 들판이 컴컴해질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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