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원자들의 자발적인 참여가 생명인 크라우딩펀딩으로 제작된 영화 <또 하나의 약속>이 <변호인>의 국민공감 바통을 이어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천안함 사건을 다룬 영화 <천안함 프로젝트>와 마찬가지로 이 영화의 상영관 숫자가 외압으로 줄어들고 있단다. 개인적으로 아들놈이 등장했던 <변호인>에 이어 동생이 등장하는 <또 하나의 약속>도 영화 자체로 흥행에 성공하여 힘든 세상에 시원한 동치미국물 맛을 선사하길 간절히 바란다.
이 영화도 변호인과 마찬가지로 실제의 사실에 바탕을 두고 있다는 점에서 성공의 관건은 영화적 완성도이리. 변호인이 입증하였듯이 탄탄한 시나리오와 배우들의 고른 연기력, 피날레를 장식하는 마지막 한 방의 감동이 필요하겠지. 그래야 우리만의 경계에서 벗어나 우리들의 이야기가 돼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될 수 있지 않겠나.
그런 점에서 오늘자 한겨레 인터넷 기사로 올라온 영화평론가 황진미의 <또 하나의 약속>에 대한 리뷰는 매우 유감스러운 글이다. 어떻게 평론가씩이나 하는 분이 두 번에 걸쳐 영화 줄거리를 읊어댈 수 있을까. 주인공들이 삼성이라는 대한민국 최고의 기업과 그 하청기업인 노동부 등의 국가기관에 대항하여 싸운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충분히 관객을 끌어모을 동력을 갖춘 영화에 대해 이 게 무슨 짓인지 모르겠다.
아마 영화평론가 황진미는, 그가 또 영화의 대사로 인용했던 ‘정치는 표면이고, 경제가 본질이다’라는 점을 통박하기 위해서 이런 스포일러를 올렸으리라 짐작한다. 그의 글이 심히 못마땅한 게 바로 그 점이다. 가르치려 드는 그 자세. 그의 글을 찾아 읽고자 하는 영화 팬들이라면 그런 재벌, 정부기관, 재벌과 기관 간의 보이지 않는 유착 등을 모르고 있을까? 아니면 영화에서도 읽을 수 있는, 영화가 보여주고자 한 그 이면의 사실 즉, 영화의 주제를 배우자고 그의 글을 찾아 읽을까?
물론 영화평론가라고 영화만 평가하라는 법은 없다. 하지만 이제 막 공개된 영화에 대해 독자에게 미안하다는 말 한마디 없이 스포일러를 남발하면서 비영화적인 내용으로 영화평을 대신한다는 것은 상식에 반한다. 솔까 우리끼리만 보자고 만들었겠나. 영화라는 상품 자체에 대한 예의도 갖추지 못한 글이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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