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못난 자식으로 치자면, 첫째가 부모 유산이나 파먹는 자요, 둘째는 쥐꼬리만한 유산을 놓고 싸움박질하는 자들이다. 요즘 막장드라마에선 출생의 비밀을 앞세워 유산을 노리는 자도 나온다. 서두부터 비유가 고약하다. 그러나 엊그제 안철수 의원이 신당의 내용을 대충 드러냈으니, 이들이 호남을 놓고 벌이는 유산 다툼에 대해 따져보지 않을 수 없겠다.
중아갤러리
한겨레신문 곽병찬 대기자(大記者)의 칼럼 "못난 ‘자식’들, 고작 유산 싸움인가"의 도입부이다.
대기자가 말하는 유산은 호남이란 정치판이고 자식들은 대통령 대기자(待機者) 안철수다.
자식들이라 복수로 썼지만서도 무늬만 야당인 김한길은 안중에도 없고.
Summer & Pond
待機者는 그의 이름만으로 전국적인 호감도에서 민주당을 가볍게 압도하고 있으니 참 거물은 거물이다. 그런 자가 맹근 당에 왜 참신한 정치신인들이 몰리지 않을까. 존재감에서 저는 있고 당은 없어서 아닐까. 대기자의 눈에 박원순을 서울시장으로 만든 일등공신 안철수는 지금 진보세력의 못난 자식 입문 직전이다.
Wing
大記者께선 칼럼의 결론으로 '이전투구 끝에 동반 몰락이 걱정된다면, 다를 것도 없는 이들끼리 합쳐서 자산을 늘리면 된다. 그 뒤 평가를 받아도 된다'고 조언하였다. 주어가 없는 글이지만 待機者를 지칭한다. 정치공학적으로 풀어보면 안철수에게 한번 더 대기를 권한 글이라 판단된다. 노무현은 철옹성같은 03이 지역을 계속 필기단마로 들이받는 감동의 패배 시리즈로 국민에게 그의 진정성을 인정받았다. 안철수가 정치판에서 '아름답다'고 칭송 받은 결정적인 딱 한 번의 경우는 박원순에게 서울시장후보의 양보였다. 하지만 그는 그 미학적 자산을 어정쩡한 행보로 문재인에게 대통령후보직을 양보하면서 그 이미지를 송두리째 잃어버렸다.
알 사람은 찍어 먹어보지 않아도 똥과 된장을 구분한다 안다. 서울시장직 양보는 자신의 대권플랜을 위한 영롱하게 위대한 초석이었다. 비록 애초에 그런 마음이 없었다 하더라도 지금은 그렇게 돼 버렸다. 한번 더 개누리당이 역사의 주도권을 잡더라도 민주세력의 지도자는 국민은 물론 자신에게도 진정성이 입증된 분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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