圓學 주지스님, 안녕하시지요? 지나가던 길손 인사올립니다.
주지님과 불자들의 수고 덕분에 좋은 저녁시간을 보내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어서요.
미명의 세계에 등불을 밝힌다는 燃燈에서 무명을 깨치고 부처님의 공덕에 다시 한 번 놀랍니다.
어둠을 보듬는 등을 보면서 어둠과 밝음의 경계에 머물고 있음을 반성하는데
아마도 저 빛은 나의 어리석음 보다는 남의 허물을 더 잘 드러내기 때문일까요.
온 나라를 깊고 깊은 슬픔과 비탄, 후회, 분노의 나락으로 몰고 간 세월호 인재를
잊지 말자고 천막을 따로 하나 세워 놓으신 배려에는 가슴이 뭉클했습니다.
그런데 주지스님, 저도 노란 리본을 달고 싶었는데요. 늦지 않은 시간임에도
탁자 위 바구니에는 리본이 한 장도 남아 있지 않았답니다. 혹시 말이죠,
봉은사에 천막이 하나만으로는 부족한 게 아닐까요? 아니면 말이죠,
온 경내를 밝히고 있는 수많은 연등에 노란 리본을 달 수 있게 하면 어떨까요?
스스로를 태워 세상을 밝히는 등, 중생들의 염원을 불법으로 태워 만들어지는
燃燈은 얼마나 눈물겹게 아름다울까요. 주지 스님의 손을 붙잡고 외치고 싶습니다.
미물 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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