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기 추녀마루 위에 있는 거 보여요?"
"응, 내 마음 파란 하늘."
... ㅜㅜ
궁전의 귀(추녀)마루 위에는 여러 신상(神像)들이 일렬로 자리 잡고 있다.
잡귀로부터 왕을 지키자는 취지로 중국에서 시작된 패션인데
한 팀이 11마리로 구성된다. 그러나 황제가 사는 건물만 11마리를 모두 출전시킬 수 있다.
그 아들놈은 9마리만 사용한다. 짝수는 음의 성질이 있다 해서 홀수로 올린다.
그런데 영조 어진을 모신 경희궁 태령전과 경연장인 자정전에는 7마리, 회의를 한 숭정전은 9마리다.
반면 국립 오케스트라가 풍악을 울리던 경복궁 경회루는 11마리다. 그럼에도
유교 원조국보다 더 유교스러운 조선은 중국과 달리 돈 좀 있다고 아무에게나 잡상을 허하지 않았다.
절도 ‘궁’과 관련된 로열 템플에서만 잡상이 허가되었다.
이 잡상은 '어처구니'라고도 한다. 완공된 건물에 이 잡상들이 없을 때의 감탄사가 "...없다!"다.
잡상의 테마는 서유기. 원톱으로 삼장법사가 제일 앞에 앉고 그 뒤에
엘에이다저스 선발 3인방 손오공, 저팔계, 사오정이 처진 스트라이커로 배치되고, 그 뒤로
이귀박, 이구룡, 마화상, 삼살보살, 천산갑, 나토두가 11인 스쿼드를 형성한다.
대한민국 푸른집 궁궐에는 내시라는 늙은 雜商 한 마리가 기거한다고 한다.
궁궐의 짝퉁 주인은 이 자의 마케팅 능력을 절대 신임하여 시장에서는
도저히 팔릴 것 같지 않은 물건들을 늘어놓고 가게 앞에서 알로하 댄스를 추고 있단다.
Maria Jose Marcos의 Japsang, 백락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