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로 조계사 앞마당. 한 중년 남자가 절을 한다. 자신의 몸을 최대한 낮춘다. 두 손을 모아 합장을 한 다음, 천천히 무릎을 꿇고 허리를 굽히고 머리를 숙인다. 엎드린 채 두 손바닥을 하늘 향해 올리며 발원을 한다. 윗몸을 일으켜 세워 두 손을 활짝 핀 연꽃 모양으로 만들어 다시 머리 위로 치켜든다. 절 한번이 지루할 정도로 느리다. 시작은 아침 8시 반. 오후 5시 반에야 끝난다. 그렇게 하루 천배씩, 200일, 20만번의 절을 했다. 그는 앞으로 800일 동안 지금처럼 하루 천배를 올릴 작정이다. 2년9개월, 천일 동안, 매일 천배씩, 백만번의 절을 하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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