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더길

문 1

원조시지프스 2015. 11. 26. 08:09



만신창이의 문, 광무문 廣武門



넓힐 ‘광(廣)’에 무용의 무(武)’

‘광무(廣武)’는 ‘무용(武勇)을 넓힌다’는 뜻이다.

‘무(武)’는 ‘현무’로도 이해할 수 있다.

오행상 북쪽은 어둠, 죽음, 살상 등을 의미하며 이를 상징하는 동물이 현무다.

그래서 그런지 썩어가는 문짝 아래쪽과 문 위쪽 돌들이 멋진 콜라주 작품을 완성했다.

가을맞이 문, 영추문 迎秋門



철통 경비의 문


아귀는 맞지 않아도

철통 해안 경비를 담당하는 해병의 문

고생의 문, 흙수저의 문, 친일파 영달 보증의 문.


부인(否)의 문


대한민국 우유시장에서는 시장논리가 작동하지 않는다.

공급이 턱없이 수요를 웃돌고 있지만 원가와 마진이 보장되니

애꿎은 젖소 5천여 마리를 도축하고 재고량은 2만톤에 육박하나

외국보다 두세 배 비싼 우유나 최대 5배까지 차이 나는 치즈는 요지부동이다.


연옥의 문



로댕의 지옥의 문과 임민욱의 시민의 문 사이에 비정규직 직원이 있다.



사물인터넷의 문



이미 10여년 전부터

CCTV부터 컴퓨터까지

중고 판매/매입은 물론

전국 출장 무료상담에서

견적, 설치, 잉크 충전, 토너 교체,

마누라 교환 빼고 말만 해.

이제야 사물인터넷?

풋, 웃지요.


공공의 문



지하철 역사는 시청이나 서울역, 을지로, 사당 등

장소에 따라 충분한 여유 공간이 있는 곳이 많다.

불결하고 미관상 좋지 않다는 이유 등, 갑의 편익에서

노숙자들은 이런 공공의 장소에서도 쫓겨나고 있다.


꿈이라도 단꿈 꾸시라.




과친절의 문



쥔장의 절박함이 읽힌다.



구원의 문

[성문(聖門·Holy Door)]



희년(1470년부터 이십오 년 간격)에만 열린다.

바티칸에서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직접 "구원의 문은 무료"라며 주의를 당부하고 나섰다.


성문은 예수를 상징하며 이를 통과하면 구원을 받을 수 있다는 믿음이 있다.

희년 정신의 뿌리는 구약의 출애굽 사건이다.

이스라엘 백성은 7년마다 안식년을 지냈고, 일곱 번의 안식년을 지낸 50년째를

희년으로 정해 큰 축제를 지냈다. 희년 때는

안식년의 정신과 의식을 그대로 지키는 것은 물론

토지는 원주인에게 돌아가고 빚이 탕감되는 '해방'과 '회복'이 구현되었다.

신약성서에서 말하는 '빛의 탕감'과 '죄의 용서'이다.


희년이 이럴진대 대희년은 더 말해 무엇하리오.

바로 그러한 이유로 지금 천주교나 개신교나 싸잡어 개독 소리를 듣는다.



광화문 광장에는 간이 성문이 있다.

그래서 그런가

여기서는 구원을 받기 보다는 나누자는 위주다.


2015 11 24

사라질 문 2




대도무문(大道無門)을 좌우명으로 삼던 김영삼이 고인이 됐다.

중3 때 책상머리에 ‘미래의 대통령 김영삼’이란 붓글씨를 써두고 대통령의 꿈을 키웠다.

그러나 어떤 대통령이 되고자 했는지, 심지어 그가 존경하는 어떤 위인이 있었다는

말도 들은 적이 없다. 그냥 되고자 했고, 기어코 돼 한국의 정신줄을 칼국수로 말아먹었다.



+

아름다워라, 젊은 날 사랑의 대꾸는

어딜 가?

어딜 가긴 어딜 가요?


아름다워라, 젊은 날 사랑의 대꾸는

널 사랑해!

그래도 난 죽어도 싫어요!


눈 오는 날 사랑은 쌓인다.

비 오는 날 세월은 흐른다.


<천상병, 회상 1>



2015 11 04

사라질 문 1



집앞 골목에서

강남에서, 서울에서

한국에서, 세계에서

경제가 사람을 다스리는

어느 곳에서도 매일

경제의 진혼곡이 울려퍼진다.

 

그러나 누구에게는

오롯이 해방의 서곡이 되기도 한다.






2015 04 07

두 얼굴의 문



일년 365일 열려 있어

손님 없는 새벽엔 냉대와 추위의 피난처

오늘도 ATM들은 아줌마를 손님으로 받아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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