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로 데뷔한 홍상수 영화감독이
딸같은 녀자와 바람을 피고 가출했던 그 즈음
아침부터 동네에서 까치 울음소리가 낭자하다.
새끼 한 마리가 길가에 떨어져 있었다.
퍼득대며 안간힘을 쓰다 일단 손바닥만한 풀밭 위로 숨는데 성공했다.
성인 까치 한 마리가 주변을 떠나지 않고 몇 시간 째 악을 쓰며,
소리가 나는 주변의 모든 물건들을 부리로 쪼으며 응원 했다.
기력을 회복한 새끼는 마침내 탈출에 성공했고.
전남대 의대 예방의학교수 최진수가 며칠전 이런 말을 했다.
'우리나라에서 의료봉사는 의사 앞세우고 시골 가서 천막 치고 책걸상 놓고
청진기 대주고 약 한 봉 주는 것이라는 인식이 확고하게 자리잡았다.
가히 한국형 의료봉사라 이름 붙일 수 있겠다.
·····
일회성 의료봉사가 일반 의료서비스와 가장 다른 점은
환자가 아플 때 병원에 가는 것이 아니고 의사가 올 때 아파야 된다는 것이다.'
영화같은 삶을 살자고 작정한 그 남자 감독하고
짝퉁 대통령이 아프리카 순방 때 뭔 창의적 발명이나 된 듯
외국 진짜 대통령들 앞에서 설레발치며 발표한 그 코리아 에이드 말이다.
※ 이 글을 올린 다음 날 강남역 인근 골목서
까치를 구해주려 전봇대에 올라간 20대 남자가 내려오질 못해 119 구조대 도움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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