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이고 입히고 재우는 게 일인데
곡식 심어 가꾸고 실 자아 베 짜고
땅 다져 집 짓는 게 일인데
저 높은 곳에서 떵떵거리는 것들은
머리 굴려 사람 굶기고 벌거벗기고
안 재우는 게 일이 되어 버렸다.
한두 놈 잘살자고
스물, 서른 떼거지 만드는 게
일이 되어 버렸다.
가두고, 무릎 꺾고 목 조르는 게
일이 되어 버렸다.
서비스 산업이라는 이름으로
힘센 나라에서 온 돈밖에 모르는 것들
궁둥이 닦아 주고 가랭이 벌려 줄 아이들
무더기로 키워 내서
연지 찍고 분 바르고 굽신대게 하는 게
‘국가 정책’, ‘경제 살리기’의 깃발이 되어 버렸다.
국가 폭력이 ‘공권력’의 이름으로
온 나라 구석구석 경찰, 검찰, 군대, 국정원 개들 풀어
엠한 사람 가두고 쫓고 죽이고 시체까지 바꿔치는 게 일이 되어 버렸다.
통치자의 직무 태만과 근무지 이탈이 ‘사생활’로 둔갑하고
‘국가 안전’은 허수아비 총리 몫으로 돌아갔다.
아이들이 선실 안에서 떼로 엉켜 죽어 가는데
‘전원 구출’이 국영방송을 타고 온 나라에 울려 퍼졌다.
속이고 속이고 또 속이는 너 죽고 나 살자는 잔꾀만
머리에 가득한 이 밥버러지들 온 국민을 수장시키고도
‘교통사고’라고 주둥이 놀릴 것들
우리가 남이가. 그래, 너와 나는 남이다. 우리는 남이다.
갈라서자, 갈라서자. 깨끗이 갈라서자.
낫 들고 일어서자. 삽 들고 일어서자. 호미와 괭이 들고 일어서자.
망치 들고, 시멘트 포대 들고 일어서자. 바늘 들고 가위 들고 일어서자.
먹이고 입히고 재우는 일 뒷전이고 주리고 헐벗고 잘 곳 없어
헤매는 이들 아랑곳없이 돈만 되면 최루탄도 유해 식품도 대량살상 무기도
만들고 만들고 또 만들어 내도 좋고, 좋고, 다 좋다는 이것들
몰아내자, 쓸어 내자, 잘라내자. 돈독 올라 눈에 뵈는 게 없는 것들
권력 맛에 혓바닥 갈라져
똥, 된장 가리지 못하는 것들 이것들과 등 돌리지 않으면
손발 놀리고 몸 놀려 일하는 우리 모두 살길이 없다.
오갈 데가 없다. 일어서자, 일어서자, 일어서자.
강허달림 드러머
음, 자네 내일 또 올 생각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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