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의 한 장르로 개념미술을 처음 접한 작품은 토탈미술관에서 개최된 안토니 문타다스(Muntadas)의 아시안 프로토콜이었다. 한마디로 개념, 관념, 텍스트의 편집된 시각화로 인식한다.
아는 만큼 보이는가? 개념미술의 개념이 탑재되는 즉시 여기저기에서 우후죽순으로 개념미술이 등장한다.
박혜수의 작품 <보통 아카이브(보통강령)>이다. 2013년, 120x300cm. Mixed media
박혜수 작가는 사람들이 자신의 생각과 욕구를 '보통' 사람들과 비교하여 '보통 그렇기 때문에'라는 이유로 대세를 추종한다는 점에 주목하여 '보통'이 개인들의 삶에 미치는 영향력과 타당성을 모색하고, 그 설문의 답볍을 분석/통계해 이들 간의 관계성을 드로잉으로 보여주었다.
윤동천 작가의 <희망의 색>. 2012-2014, 90x270cm. 나이와 성별, 국적이 다양한 90명에게 '희망'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색상을 물어 그 색을 설문에 응답한 순서로 배열한 작품이다. 2012년에 일본과 스페인, 2014년에 우리나라를 조사한 결과를 바탕으로. 빨갱이는 희망이 아니었다는.
며칠 전에는 민족문제연구소 회보인 민족사랑에서 신일고등학교 수리역사연구동아리의 <수학적 시각화를 통해 본 3.1운동의 확산과 분포>라는 글, 셀프인터뷰를 '읽었다.' 수학적 접근을 통한 3.1운동의 확산과 분포의 시각화 연구다. 아이들은 이 연구에 Sean Gourley(숀 고울리)의 The Mathematics of War라는 수학규칙을 동원하였다. 그래프로 제시된 연구 결과는 우리가 알던 상식을 크게 벗어나지 않았으나, 경상도 지역의 운동에서 특이한 상황이 도출되었다. 경상도는 다른 지역에 비해 운동 참여율이 저조하지만 한편 가장 많은 사상자와 부상자 수가 기록되었다는 것. 또 집회횟수도 집회 참여 인원에 비해 상당히 높은 값을 갖는데, 이는 늦게 3.1운동이 시작되었지만 유학생들을 중심으로 격렬하게 일어났음을 시사한다. 그러나 평민들의 지지는 저조했다. 한국 근현대사의 흐름과 통하는 무엇이 있다. 학생들의 신선한 학문적 놀이에 찬사를 보낸다.
개념미술, 눈을 돌리면 보이고 곁에 서면 작가고 동참하면 주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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