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더길

아동 학대

원조시지프스 2015. 5. 7. 19:06

 

 

 

 

작가는 초등학교 5학년이란다.

사회적으로 작가 작품에 <잔혹 동시>란 딱지를 붙이고 비난을 퍼붓자 출판사는 책을 전량 폐기했단다.

 

'신우(가명)는 태어날 때부터 환영받지 못했다. 친가·외가 모두 스무살짜리 아빠와 한살 어린 엄마의 임신과 출산을 질책했다. 환대받지 못한 어린 부부는 우는 아기를 달랠 방법을 찾지 못했다. 몸도 마음도 지쳐갔다. 다툼이 일상이 됐다. 신우가 태어난 지 한달이 되던 2014년 2월 어느 날, 부부는 심하게 다퉜다. “신우를 없애자”는 말을 꺼낸 건 아빠였다. “나가 있으라”는 그의 말에 엄마는 현관으로 향했다. 아빠는 우는 아이를 냉동실에 넣었다.' <한겨레신문 탐사기획 '아동 학대' 중>

 

초등학생이라서 (아마도 거기에다 여학생이라서) 표현의 수위에 시비를 거는 이 방자함, 사회적 논란이 일었다고 대항은 커녕 작가에 대한 변호 한번 안 하고 화들짝 꼬리를 내리는 출판사의 무책임, 하등 자신의 의지와 희망도 개입되지 않은 상태에서 엄마 뱃속에서 나왔다가 한달만에 냉동실 속으로 들어간 신우의 개죽음. 이 세 가지 예에서 아동학대 수준에 어떤 차이가 있는가? 이게 다 '가만 있으라'는 그 어처구니 없던 정언명령 아니던가? 에디슨도 잡스도 질식할 것같은 이런 무개념 잔혹 갑질은 그냥 태생적인, 전례적인, 치유 불가능하고 돌이킬 수 없는 대한민국 고유의 유전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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