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춤형 입주
퇴근길
덤벼.
아버지가 십 년 타고 물려준
800cc 오토바이 타고 구종점을 오른다
아버지는 이 오토바이로
오십 넘어 우유를 배달했고 백반을 배달했다
노년엔 아파트 경비일을 다녔고
한때 새벽 차 다니지 않는 공사현장까지
아들아, 노가다 해서 돈 많이 벌어오라고
날 실어다 준 것도 이것이다
왔다갔다 하는 전조등
덜덜거리는 계기판
깨진 바람막이, 빌어먹을
소리만 커진 마후라통
딱 하나 성성한 거라면
브레이크 하나뿐인데
곰곰
아버지
브레이크 한 번 밟아볼 새 없이 달려온 인생이
붙어버린 엔진처럼 나를 잡고 놓아주지 않는다.
- 송경동, 오토인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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