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반하장

정몽준을 보면서 드는 생각

원조시지프스 2014. 3. 13. 14:20

 


 

에그몬트 서곡은 베토벤이 완전히 청력을 상실할 때인 1809년에 작곡한 곡이다. 이 음악의 황제는 피아노 소리를 조금이라도 감지하기 위하여, 피아노 공명판에 막대기를 대고 입에 물어서, 그 진동을 턱으로 느꼈다니 음악 자체가 그의 화신이라 말 하지 않을 수가 없다.

 

서곡의 주인공 에그몬트 백작은 에스파냐(지금의 스페인) 폭군의 압제하에 있는 네덜란드를 구하려다 결국 붙잡혀 사형을 선고받으며 애인 클레르헨은 그를 구하려다 실패하여 자살한다. 그러나 그녀의 환영은 자유의 여신이 되어 옥중의 에그몬트를 격려한다는 게 이 곡의 줄거리다. 이 곡은 에그몬트 백작의 기백을 상징하는 듯 장대하며, 두 개의 주제가 환상으로 이루어지고 이것이 여러가지로 변화하여 애국의 열화로서 불타는 것처럼 연주된다.

 

정 씨가 에그몬트 서곡을 감상한다면 폭군의 나라 에스파냐는 종북집단이 될까? 16대 대통령선거 투표일 바로 전날 노무현 대통령 후보와의 단일화를 일방적으로 파기하여 ㅈㅅ과 (李) 옹에게 피눈물 나는 오르가즘을 안겨주었던 정몽준 씨가 이제 서울시장이 되겠다고 나섰네. 죽을 때까지 다 쓰려면, 희망수명 100년으로 잡더라도 지금부터 매일 대략 500억원 정도를 소비해 할 자산가에다 7번이나 구케의원질 하며 막말로 대통년께 쓴소리 할 수준의 거물이 되셨는데 뜬금 없이 서울시장 하시겠다니. 그 취미생활의 광폭행보가 가히 미친년 널 뛰는 바다의 곤이요 하늘의 붕이라, 우리 같은 어중씨 떠중씨들은 참 올려다보기도 황송스럽다.

 

새누리당에 겨들어가기 전에 야당 진영의 러브콜도 간 보던 비지니스맨이 이제 본격적인 미래 먹거리 창출에 나서시니 모골이 송연해진다. 쪼잔한 샐러리맨 성공신화를 앞세운 설치류가 대한민국의 산하에서 제 먹거리를 넉넉히 챙겼는데, 태어남 자체가 성공인 이 분이 서울시장부터 먹고가겠다고 팔을 걷고 나섰으니... 아, 오금이 저리고 오줌이 찔끔거린다. 걔 혈연집단이나 사회집단의 어느 누가 직원 국민에게 베푼 것 보다 덜 챙겼먹었고, 어느 누가 자신들의 공약 파기 지연을 궁민의 오해에서 비롯된 것이라 주장하지 않은 적이 있었던가.

 

믿습니까?를 외치던 ㄴ에게는 집터를 털리고,

다 줄게요~~ 눈웃음 치던 ㄴ에게는 지갑을 털리고 있는데,

이제 정치로 영업하는 ㄴ은 빨대 들고 서울시청을 접수하려 드니

차라리 모든 정당을 사기업화하고 모든 사업체를 정당화하는 게 어떨까.

어차피 두 집단이 똑같은 정체성을 공유하며 서로 경계도 없으니 뭔 구분이 필요하겠냔 말이다.